하이델베르크 대학교 ? 거기 좋은 대학이니 ?
내가 합격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했을 때의 첫 반응이다.
독일에 좋은 대학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대학은 뮌헨,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주요 대도시에 위치한 대학들이다. 하이델베르크는 독일에서도 소도시이니 잘 모르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합격증을 받고 연고지 없는 독일로 혈혈단신으로 넘어온 지도 약 1년 6개월이 지나갔다. 여태 단 한 명의 한국인이 없었던 우리 학과, 공과대학이 따로 없는 대학, 독일어를 1도 못하는 곳에서 여기까지 왔다. 역시 적응의 민족 한국인의 피가 나에게도 흐르고 있었다.

하이델베르크 거리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한국인들이 있다곤 들었지만 나랑은 학과가 달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공부하는 것도 다르니 만난다 해도 할 말이 뭐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또 내 학과는 참 복잡한 위치에 있으므로 이는 차후에 천천히 말해주겠다.
공과대학 없는 대학에서 무슨 의공학을 배운다는 거야? 좋은 질문이다. 의공학이라는 게 꼭 공학 지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의공학은 의학에서 분리되었으며 초기에는 공학자들이 아닌 의사들이 공부하는 영역이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독일에서도 의대가 가장 유명한 대학이므로 의공학은 의대소속으로 되어있다.
다른 독일 공과대학과는 다르게 우리 대학은 방사선을 main으로 두었으며 의료영상학, 전산의학물리, 방사선치료 3가지 field로 나누어져 있으며 2학년 때 원하는 곳으로 선택하여 심화 공부를 하고 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하이델베르크 물리학, 천문학과 건물. 1학기때 여기서 수업을 들었었다.
공과적 지식은 주로 물리학과에서 개설된 의학물리학에서 수업을 듣고 기술적인 수업은 컴퓨터학과에서 열리는 이미지 분석 등을 배운다. 진정한 interdisplinary 학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하이델베르크는 물리학과도 유명하다.. 전자공학수업에서 매일 보는 키르히호프 법칙, 키르히호프가 이 대학에서 교수님이셨다)
1학기때 시험만 10개를 본 거 같다. 석사 1학기에 의대학생들처럼 공부하고 시험 봤다. 나이 먹고 공부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수업 끝나면 시험 보고 또 다른 수업 계속 진행하고.. 매우 타이트한 1학기를 보냈었다.

철학자의 길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 전경
이 글에선 그동안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왔던 내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글을 쓰면서 학교에 대한 내용과 느낀 감정들, 독일어 1도 못하는 한국인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쓰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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