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석사 입학하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의공학 석사 지원 [4] - 마지막

팔도촌놈 2023. 8. 26. 08:05

 

* 본 글은 본인이 2021년 겨울학기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의공학 석사 과정 합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서류가 다 준비되고 우편으로 보내기만 하면 이제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메일만 계속 확인하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아무래도 우편으롤 보내야 하기 때문에 최소 1~2주일의 텀을 둬야 한다. (돈을 쓰고 fast track으로 보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난 돈이 없어서 그냥 일찍 보냈다). 이상하게도 다른 독일 대학원 입학 때는 인터뷰를 봐야 했는데 이 대학 의공학과는 없었다(하이델베르크 다른 학과는 인터뷰를 보는 곳도 있을 거다). 아무래도 등록금을 내야 하는 디메리트가 있는데 인터뷰까지 봐야 하면 학생들이 더 안오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그리고 수용 가능한 학생들도 그리 많지 않다. (많아봐야 20명 내외 정도? ) 이렇게 선발하다 보니 분명 학생 같지 않은 학생들도 몇 명 오긴 하지만 첫 학기의 어마어마한 공부량으로 걸러진다 (이 첫 학기가 매우 중요한데 첫 학기에 필수과목을 다 이수하면 약 10~11개 정도 된다. 이걸 한 학기에 시험을 다 본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딴 거 없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성적이 결정된다)

 

만하임 LuisenPark

   딱히 지원방법에 더이상 해줄 말은 없는 거 같다. 몇 가지 말하자면 Biomedical Engineering이라는 말에 속지 말았으면 한다. 석사부터는 자신의 분야를 결정해야 한다. 학교마다 Biomedical Engineering이라는 과는 많다. 특히 학부의 경우 특정 영역 없이 전 과목을 두루두루 공부하여 기본 지식을 쌓는다면 석사부터는 커리큘럼 확인을 통해 이 학과가 원하는 방향이 나온다. 자신의 분야를 결정하지 않고 석사를 지원하면 장담하는데 정말 많이 힘들 거다. 물론 나도 그런 시기를 겪었고 다행히도 학교에서 배우는 방사선치료학이 나랑은 잘 맞아서 졸업 후에도 계속 이 분야고 나아갈 예정이다.

 

하이델베르크 캠퍼스에도 벚꽃을 볼 수 있다 !

두 번째는 많이 외롭다. 일단 독일이라는 나라 자체가 재미가 없다. (나만 그런 걸 수도 있나..? 근데 독일 유학생들 물어보면 비슷한 답변이 나올 거다). 밤 10시만 되면 칼같이 문을 닫는 상점들, 소박한 독일의 놀이문화(대도시 클럽 같은 곳 자주 가면 그대로 파산이다 ㅎㅎ), 공과 사가 확실한 독일인들의 성격 (개인주의), 절제하는 술문화 (한국인들이 정말 술 잘 마시는 거다. 독일애들이랑 술 먹다 보면 약간 절제하는 듯이 먹는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소맥 몇 번 말아주면 다들 도망간다 ㅋ, 나는 취하지 않으면 술을 왜 먹냐 라는 이경규 옹의 명언을 받들어 먹을 때는 끝가지 먹는다). 등록금을 받는 주다 보니 일단 한국인들도 극소수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으로 오는 한국인들이 가끔 있지만 이분들은 몇 개월 뒤에 떠날 분들이라 굳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기적으로 보일순 있겠지만 여기서 아시아인으로 2년 동안 생활하는 건 쉽지가 않기 때문에 사람을 만남으로써 생기는 감정노동 또한 사치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공부하고 싶으면 정말 독한 마음을 가지고 오길 바란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제일 애매해지는 포지션이 유럽 유학생들이다. 아무래도 미국 중심의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견이다).

 

2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하이델베르크 의공학 지원 방법을 몇 글자 적어보았다. 여담으로 작년에 우리 학과가 International program을 버리고 독일어 코스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어느샌가 그 소리는 쏙 사라지고 계속 이 영어 코스로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곧 독일어 수업으로 바뀐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니 매년마다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독일에 유학 오고자 하는 모든 학생들의 열정과 용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