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에서 살아남기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살아남기 - [4]

팔도촌놈 2023. 8. 26. 18:57

"정신없는 첫 독일 입국 "


합격 통지서를 받고 바로 기숙사와 비자를 받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일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에서 집을 구하는건 쉽지가 않았다. 사설 기숙사도 알아보고, 학교 기숙사도 알아봤지만 되돌아오는 답장은 Entschuldigung.. 하이델베르크는 소도시인데 대부분이 주민이 학생이다 보니 집 구하는 것도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Program coordinator가 만하임에서 기숙사를 잡아줬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 내 학과가 만하임에 있다 보니 기숙사 우선순위가 다 만하임으로 되어서 하이델베르크는 떨어진 거였다.. )

한국인의 경우 EU 국가에서 3개월 무비자로 있어도 무방하지만 독일에서 학생비자를 신청하는 건 너무나 위험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서 임시학생비자 (한국에서 받는 비자는 다 임시 학생비자다,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다시 독일에 돌아가서 정식 학생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를 신청했지만 이것 또한 말썽이라 결국 학기 시작하고 한 달 뒤에 비자를 받고 부랴부랴 비행기를 타러 갔다.


만하임 기숙사 입구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코로나때문에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독일에 가도 기숙사에서만 있어야 됐다. 그러나 한국에서 독일 시간으로 수업을 듣는 건 야밤이 바뀌는 거기 때문에 그거 또한 쉽지가 않았다. 비자를 받고 빠르게 독일 비행기를 탔는데 도착 후 이틀 뒤에 바로 시험이었기 때문에 짐 풀고 독일을 즐길 시간도 없이 바로 시험공부에 들어갔다 (결국 그 과목은 fail 받고 재시험 보고 통과했다 ㅠ)


만하임 시내



한 학기의 대부분은 만하임 병원에서 수업을 들었다. 우리 학과의 소속이 만하임 의대 (하이델베르크는 의대가 2개다, 한국인들은 잘 모르더라.. ) 보니 주 수업이 만하임에서 이루어졌지만 그마저도 코로나라 다 집에서 온라인강의로 수업했다. 참.. 이게 현타가 세게 오더라.. 내가 여기서 온라인 수업 들으려고 이 먼 곳까지 와서 외로움 견뎌가며 해야 하는 건지.. 학과 애들도 국적도 다양하다, 특이하게 이번에 같이 들어온 동기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왔다. 이상하게 중국인들이 여기선 소수고 다수는 인도인들이다. 참 진풍경이었다. 어딜 가나 쪽수로 밀리지 않는 중국인이 소수라니. 인도네시아, 터키, 독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곳에서 총 20명 정도가 입학을 하게 되었다.



만하임 강에서 밤을 보내는 시민들


내가 배우는 공부는 Biomedical Engineering, 나는 이 단어를 정말 싫어한다.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에 내가 어느 분야에서 공부를하고 뭘 하는지 추가 설명을 매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여기서 공부하는 건 의학 물리학, Medical Physics이다. 의학 물리학이란 의료분야에 사용되는 물리학을 이론적으로 또는 실습으로 공부한다. 우리가 아는 의료이미징, 방사선 암치료 등이 포함된다. 한국에서는 아직 주류 분야가 아니며 의학 물리학을 운영하는 학교도 그렇게 많지 않다.


방사선사와의 차이는 방사선사는 진단에 중점을 둔 영역이랄면 의학물리 사는 치료에 중점을 둔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의학물리사가 국가면허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방사선사가 이 영역을 포함하고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 방사선사가 방사선 치료 영역에 있는 분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게 면허 공부만 가지곤 절대 안 되는 영역이다... 한마디로 더럽게 어렵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단 영상장비인 X-RAY, CT, MRI가 치료의 영역으로 입성하게 되면 그 장비의 개수 훨씬 많이 늘어나고 와 물리적 작동원리가 양자역학으로 들어가게 된다. (MRI도 양자역학이 조금 들어가지만 학부에선 설명을 위한 기본적인 걸 알려준다. 그러나 의학 물리로 들어가면 양자역학을 이해해해야 한다. LINAC, CBCT, IMRT, VAMT 등등을 배우며, 메인은 방사선! 기본적인 공부가 방사선사와 비슷하지만 거기보다 더 이론적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다


To be continued...